공교육, 공허한 교육 뿐인가?

얼마전 한 기사에서 중학교 반장 선거에서 당선된 학생이,
성적이 우수하지 않아 자격미달이라며 반장 자격이 박탈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원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350873.html>


그다지 놀랍거나 충격적인 기사는 아니었다.
나도 어렸을때 많이 본 광경 이었기 때문이었다.
칠판에 반장이 될 수 있는 아이들의 이름을 죽 적어 놓고,
그 중에서 반장 선거에 나설 사람은 나오라고 했었던 초등학교 시절이 떠 올랐다.

반장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성적도 우수해야 하지만,
부모님이 육성회에도 참석해야 하고, 선생님들 소풍 도시락도 싸야 하며
각종 행사때에는 아이들에게 음료수나 빵 정도는 돌려야 하는 아량도 베풀 줄 아는
그런 집의 아이 여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한 전통이 계속해서 이어져 왔는데, 뭐가 충격적이란 말인가?

어쩌면 학교에서는
"있는 자들만이 누릴 수 있다."
라는 진리를 어린시절 부터 빨리 깨우쳐 주는 것 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순적인 것은, 그러면서도 장래 희망에 대통령 과학자,
흔희 말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꿈으로 쓰도록 권장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도 될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은 왜 주지 시키지 않는 것일까?

최근 사교육 때문에 공교육이 무색해 진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는 식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나는 배보다 배꼽... 의 개념이 아닌, 밥과 반찬 정도로 비유하고 싶다.

우리의 식 생활을 생각해 보면,
밥과 반찬, 혹은 밥과 간식 정도의 비율을 보자.
밥이 상대적으로 반찬이나 간식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이 이상적인 비율이라고 말 하기도 한다.
하지만, 밥이 맛이 없거나 밥 보다 반찬이나 간식이 몸에 더 좋다거나
입맛에 맞는다고 생각 한다면 누가 지체 없이 밥을 먹겠는가?


현재의 시험과 제도는 공교육의 시스템으로는 사교육을 따라 갈 수 없기에,
사교육에 뒤쳐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오직 시험에만 대비하여 돌아가는 전문 시스템을 폭넓은 공교육의 시스템으로 어찌 따라가겠는가?
그렇다고 공교육만의 폭넓은 교육은 있는가?
교사들의 수준은 어떠한가?

이러한 부문만 생각 해 보더라도 공교육이 사교육에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명하다.

우리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자.
영어시간에는 영어 선생님이 라디오를 들고 들어와 영어 테이프만 들려주며
독해를 시키는 것이 전부 였으며,
칠판에 한가득 필기를 해서 적기만 하라는 선생님, 차트를 가져와 넘겨가며 베끼기를 시키는 선생님...
아예 수업시간에 자신의 이야기만 하다 끝내는 선생님들 까지...

'학교 수업이 다 그렇지 뭐...'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것은 바로 공교육 자신의 문제이다.


대표적인 예를 보자,
미대의 경우는 미술 실기 시험을 본다.
이에 대한 교육은 어디서 받는가?
입시 미술 학원이다. 바로 사교육 인것이다.
물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실기 시험을 없앤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미술시간의 미술점수로 가늠하겠다는 이야기 인가?
어떤 내용으로 바뀔지는 한번 지켜보면 알 일 이겠지만,
아마도, 기존틀을 벗어나긴 힘들 것이며, 이 바뀐 제도에 관한 사교육은 또 나오게 되어있다.

이렇듯, 아무리 제도를 공교육에 맞춘다며 이리저리 바꿔 보아도
한 가지 포커스 만을 잡고 그에 따른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 사교육을 따라잡긴 힘들다.
오히려 사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들의 혼란만 가중 시킬 것이다.


현재는 공교육에 유리한 제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가 우선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공교육은 여전히 공허한 교육으로 남을 것이며,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스스로 자멸하는 교육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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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보상자 | 2009/04/23 09:50 | 사회/이슈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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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세미예 at 2009/04/23 09:54
공교육이 살아야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데 답답합니다.
Commented by ουτις at 2009/04/23 10:22
상당히 공감이 갑니다.

저는 사교육이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한 가지는 공교육의 부재를 메꾸는 역할이고 다른 한 가지는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기 위한 학부모의 극성이죠.


이 중 전자는 사교육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을 비난해야 합니다. 제가 중3이었던 시절, 과고 가려면 올림피아드를 보는 것이 가장 유리했는데 학교에서는 이런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따로 제공해주지 않았죠. 이 학생들이 사교육으로 몰려간 것을 비난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단언컨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김연아선수, 박태환선수가 평준화된 고등학교 체육만 듣고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면, 학업에 관한 부분도 마찬가지 태도를 보이는 것이 마땅합니다. 국가에서 영재교육을 제공하든지 아니면 사교육을 인정하든지입니다. 저는 둘 다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두 번째 측면의 사교육은 저는 반대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생산하는 싸움이 아니라 나눠먹는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학교 간판과 그에 수반되는 학벌을 얻기 위한 경쟁은 그 자체로서는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교육에 반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런 사교육일수록 교육보다는 시험문제 공략에 매달리게 되어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토익/토플학원 가보면 아주 가관이죠. 토익점수를 가져오라는 측에서는 아마도 영어 점수를 증명할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겠으나, 실제로 학생들은 영어 실력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토익/토플 점수 올리는 방법에 매진하니까 말이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사교육은 이런 부정적인 측면을 극대화시키고, 수학문제를 풀면서도 그 의미를 모르고 영어문제에서 답은 찾으면서도 영어로 글을 읽지는 못하는 학생을 만들 동기를 부여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고 보구요.

다만, 어느 사교육이든 저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어느쪽이 강하냐 하는 것은 개별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말이죠.


이 두 가지 문제 모두 지난 30년간의 평준화 틀로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민주당은 이것을 알아야하죠. 한나라당의 경우.. 무엇인가를 바꾸는 것 같지만 저 두 가지 측면에서는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하는 방안만 잔뜩 내놓고 있다고 봅니다. 답이 없는 문제에서 꼭 답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답이 없다고 클레임을 거는 것이 가장 옳은 일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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